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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트에서 쓰는 이 글을 보고있을까

영화‘마이 네임 이즈 칸’에선 상실의 고통을 진한 계피차를 마셔도 가슴의 통증이 사라지지않는다고 표현했어. 하지만 칸은 만디라에게 한 약속을 지킨 후에야 그녀앞에 나타나고자 해. 운명은 그들을 이어줬고, 다시 만나고서도 칸은 약속을 지키고 말지.벨기에의 도시 브뤼셀과 겐트.1000년도 더 된 건축물들은 도저히 믿기힘들 정도로 멋있어. 기나긴 약속을 결국 지켜낸 사람들의 형상같이 느껴지기에 더.

카테고리 없음 2025.11.02

암스테르담에서 쓰는 이 글을 보고있을까

계속 생각나는게 더 커져서. 여행에서 만나는 많은 순간들에 함께면 어땠을까를 생각해버리네.문득 엽서를 쓰더라도 주소도 모르는구나하는 생각과,봉투도 없는 날것의 엽서를 그대로 보내는건 역시 주소를 알아도 무리겠지라는 생각.마음을 전달하고싶다는, 마음이 궁금하다는 생각이 호스텔 체크아웃도 하기전 아침부터 들어버리는데 어떡하지?모르겠다. 여행자는 어쨌든 발길을 옮겨야하니까 곧 움직이겠지만 단단하게 흔들리지않으려는 너에게 혼란을 줄 수 없으니까 묵묵히 걸어야겠지.

카테고리 없음 2025.11.01

베를린에서 쓰는 이 글을 보고있을까2

베를린에서 먹는 모든 음식들이 맛이 없어.있는데, 없어.그날 먹은 고기가 맛있었던 것은 맛있어하던 니가 앞에 있었기 때문이라는 걸 알았다.너를 만난것은 둘도없는 축복이면서도, 너와 만날수없게된 지금은 이런 재앙이 없다.그 딸기우윳빛 구름으로 가득찼던 시간들이 사라지면서 나는 굉장히 혼란스럽고 무기력하다.이제 제일 싼 커피와 과자만 먹을래. 어차피 맛이 없어지니까.

카테고리 없음 2025.10.30

베를린에서 쓰는 이 글을 보고있을까

감자요리는 Baked가 아닌 Fried로, 사소한 요청사항을 또 까먹고 사과한다.실수투성이인 직원이 밉지가않다.여행중에도 계속 생각하는건 습관인가보다.내가 어떻게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은 항상 이쪽으로 와버린다.나눴던 대화만 뜬금없이 떠오를때가 있는데, 따라가보면 항상 그때다. 괜찮은걸까?맥주로 잊는게 싫어져서 가끔 커피도 마신다.커피를 마시면 또 돌아간다.누구라도 붙잡고 얘기하고싶은 충동은 이제는 덜 느낀다. 이제는 그냥 혼자 얘기한다. 내 메모장과도. 그때 하려고 했던 얘기는 무엇이었을까?듣고싶고 궁금하다.생전 와본적없는 이 베를린보다 더.

카테고리 없음 2025.10.29

인테리어 현장일기 9

실장님. 내 사수라고 할 수 있는 이 사람은 아주 열심히 일한다. 얼핏보면 큰 열정이 없어보이다가도, 머리아픈 상황에도 어떻게든 맡은 일을 끝까지 해내려는 모습에서 다른 형태의 열정이었구나 하고 느낀다. 현장감리의 업무를 지켜보고 해보며, 이건 아무나 할 일이 아니라고 많이 느낀다.먼지나고 다치기쉬운 현장은 그 환경 자체만으로 허들이 높다. 가만히 있기만해도 못견디는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거기에 플러스 알파로, 1)감리는 현장의 변수들에 대응할 방법을 주도적으로 모색해야한다. 오늘은 창틀 근처 조적벽의 마감을 고민할 필요가 있었다.조적벽은 울퉁불퉁하여 타일시공을 바로하려면 시간이 오래걸린다. 해서 석고보드나 합판, 즉 목공시공을 먼저 하는게 수월한데, 창틀 부근에 조적벽보다 약 1-2cm 튀어나온 모..

카테고리 없음 2025.10.14

인테리어 현장일기 9

오늘도 어김없이 성남행이다.이제 익숙하다. 어찌보면 출퇴근 거리보다 중요한건 그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느냐에 따른 자존감의 변화가 아닐까?왕복3시간반, 이 시간을 나는 후회없이 쓰고있는가?이제 현장 기술자분들과 안면을 트고, 나를 반장/실장이라 부르는 그분들이나, 기술자분들끼리 서로 사장님으로 불러주는 이곳만의 매너가 조금씩 보이기시작한다. 부탁 하나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 어차피 해야할 부탁이라면 상대도 기분좋게 말하는 방법은 교과서에 들어갈만큼 필요한 상식이 아닐까?서비스업, 영업을 3년넘게 했던 나지만 이곳 현장에서도 화법을 배운다.철거/목공/타일을 차례로 전기기술자도 연락을 텄다.그들에게 나는, 나에게 그들은 서로에게 cash cow가 될 수 있을까?그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가다. 그래서 연락을..

카테고리 없음 2025.10.13

인테리어 현장감리 도전기8

으어어..어느덧 먼지나는 현장이 익숙해지다가도 오늘같이 하루종일 비가와서 찝찝한 날씨엔 축축 쳐진다.오늘은 뭘했나?우선 새로운 작업으로 퍼티!퍼티는 도장에선 ’하도’라고 부르는데 평탄화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철물점에서 퍼티를 사서 플라스틱 헤라로 바르면 되는 간단한 작업처럼 보이지만, 퍼티는 생각보다 묽다.크고 깊은 공간을 메우려면 흘러내리는 퍼티의 성질을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하며 발라야한다.결국 메웠다.. 구멍 한 놈이 생각보다 크고 깊은데다 안에서 철가루가 떨어져 아주 때려주고 싶었다.🥲퍼티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굳으니, 한번에 메우기 힘든 구멍은 쉬운 가장자리부터 발라들어오며 시간을 이용해 굳혔다가 이어바르는 방법도 있다.나머지는 비슷한 작업이다.폐기물을 마대에 옮겨담는 작업, 하던 작업들은 지..

카테고리 없음 2025.10.10

인테리어 현장감리 도전기 7

오늘도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오전은 철물점 셔틀!출근하기10분전 실장님께 전화가 온다.철물점 들러서 PVC소켓이랑 파이프랑 블라블라..카고바지 포켓에 땀에절은 메모장을 꺼냈다.듣도보도 못한 단어들..!철물점에 가서 보니 뭔지 알겠다. 욕실의 배수관을 연결하는 소켓처럼 보인다. 현장으로 돌아와 타일작업자분께 전달완료!하기 무섭게 철물점에서 마대100포대를 사오란다..!사실 기뻤다. 걷기좋은 날씨였고 걷는게 좋거든>적어도 이때까지는…다시 쫄랑쫄랑 마대100포대를 샀다.생각보다 무거운 무게에, 어차피 한번에 사올 수 없는 양이었구나 싶었다.그렇게 1~2번 쉬어주며 현장에 도착!하자 곧바로 타일작업자분의 요청이 들어온다.‘에폭시2조만 사다줘요~’그리고 이어지는 말. ’혼자서 힘들텐데~‘조라는 단위는 알고보니 ..

카테고리 없음 2025.10.02

인테리어 현장감리 도전기6

오늘의 도전기-방수 페인트 2차*전에 했을때 먼지나 구멍때문에 불완전했던 부분을 다시한번 칠했다.( 내 옷😭)-폐기물 정리*현장에 넓게 퍼져있는 폐기물들을 모두 당일시공은 끝난 방으로 모아놓았다.*폐기 작업자분이 오셔서 모아놓은 곳을 알려드리고, 특정방의 도배지안에 커다란 거울을 품고있었기에 전달드려 깨부신 후 함께 폐기요청드렸다.-보양 보수아파트 건물 입구부터 현장까지 마대 재질로 보양이 되어있다. 일부 찢어져 구멍이 났는데 걸려넘어질 수있겠다며 경비님의 보수요청이 들어왔다. 마스킹 테이프를 한통 다 써서 보수했다.-목수팀 보조*말이좋아 보조지만 대부분은 그때그때 나오는 폐기물이 쌓여 작업에 방해되지않도록 치워드리는 일이었다. 특히 먹 잡는(?) 작업에는 특히 깨끗히 쓸어달라고 하셨다.*벽돌3장과 2..

카테고리 없음 2025.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