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장님.
내 사수라고 할 수 있는 이 사람은 아주 열심히 일한다. 얼핏보면 큰 열정이 없어보이다가도, 머리아픈 상황에도 어떻게든 맡은 일을 끝까지 해내려는 모습에서 다른 형태의 열정이었구나 하고 느낀다.
현장감리의 업무를 지켜보고 해보며, 이건 아무나 할 일이 아니라고 많이 느낀다.
먼지나고 다치기쉬운 현장은 그 환경 자체만으로 허들이 높다. 가만히 있기만해도 못견디는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거기에 플러스 알파로,
1)감리는 현장의 변수들에 대응할 방법을 주도적으로 모색해야한다.
오늘은 창틀 근처 조적벽의 마감을 고민할 필요가 있었다.
조적벽은 울퉁불퉁하여 타일시공을 바로하려면 시간이 오래걸린다. 해서 석고보드나 합판, 즉 목공시공을 먼저 하는게 수월한데, 창틀 부근에 조적벽보다 약 1-2cm 튀어나온 모르타르 덧뎀이 문제였다. 모르타르에 맞추어 목공시공을 해버리면 창틀보다 두께가 튀어나와 미관상 매우 못생기고 완성도도 없어보인다.
감리의 기지로, 모르타르는 비교적 평평하니 조적벽에만 모르타르면까지 오는 석고보드만 시공한 뒤 타일을 치자는 안이 나왔다.

2.수시로 바뀌는 요청사항에 대응
인테리어업체의 방침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곳은 이미 시공이 한참 진행중임에도 고객의 니즈를 최대한 들어주자는 마인드다. 때문에 보기보다 훨씬 큰 추가비용이 발생하게 됨에도, 초기견적은 낮게 잡았기에 애꿎은 현장감리가 작업자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하는 경우도 종종 생겼다.
기분좋게 일할 가이드라인은 분명 필요하겠구나 하면서도, 막상 영업을 해와야하는 대표라면 이렇게라도 차별성을 둬야하지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3.작은 규모의 업체는 감리가 고생할 수 있다.
감리뿐 아니라 누구나 고생할 수 있다. 이 경우는, 디자이너가 1명뿐인데 현장 실측/배움/보조 등의 이유로 현장에 자주 나가기에 현장감리 업무에 마땅히 있어야할 렌더링 이미지를 뽑아줄 인적자원이 없어 직접 투시도를 그려야하는 상황이 발생하곤 했다.
디자이너도 고생이겠지만, 옆에서보는 감리의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는 진심어린 조언으로 어느정도 규모있는 회사가 나을거라고 말했다.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칭찬을 듣다.
성실하고 괜찮은 청년이라는 말.
내가 나간줄 알고 타일작업자 한분이 이런 얘기를 하셨다.
저런 사람을 보면 요즘도 참 괜찮은 청년이 많은것 같다는 말.. 기분이 안좋을리없다.
나야 그저 주어지는 내 한정적인 업무를 하고, 그분들의 말을 듣고, 웃으며 인사했을 뿐인데 말이다.
*목공에 대해
예전부터 인테리어시공 기술을 배운다면 목공이 될거라고 생각해왔다. 현장에서 목수들을 눈앞에서 접할 수 있었고, 그들에게 내 태도와 내 생각을 전할 기회가 생겼다.
목공/목재는 공간을 만드는데 전반적인 중추, 사람으로 치면 척추같은 존재로 보인다.
목공을 제대로 배운다면 전기는 어떻게 들어갈지, 도배,필름,타일은 어떨지 대략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목공은 타공정대비 시공기간이 긴 편이고,
타일과 비교하면 양중하는 양도 적은 편이다.
실장님의 의견으로, 목공을 익혀 인테리어업에 활용하려면 적어도 5년은 배워야하지않겠냐는 것이었는데 나는 그렇게까진 생각이 없다.
내 경험과 직관은 단 몇달간의 목수 경험도 충분한 그림을 그려줄 것이라고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