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빵빵런 반팔티(꽤 귀엽다)와 기록칩이 든 번호표를 배부받았다.
4/26, 생에 첫 하프 마라톤 도전!
꿈은 크게 가지라는 말처럼, 나는 첫 하프에 1시간 30분이 나오길 희망하긴 한다.
하지만 마라톤은 얼마나 평소에 많이 달렸는가를 여실히 드러내는 무대가 맞는 것 같다.
나는 평소에 어디 내놓아도 부끄럽지않게 달려놓지는 않았다.
생에 첫 하프마라톤은 그냥 마지막까지 걷지않고 완주하는데 의의를 두려고 한다.
=)
하프 마라톤을 뛰며 멈추고싶다는 생각을 50번 정도 한 것 같다.
멈추지않았고, 그러다보니 결국 완주했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 문득 인생도 마라톤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시작했으면 끝을 낸다'는 간단한 문장이 인생에서는 참 쉽지 않을때가 많다. 마치 50번이나 멈추고 싶던 하프 마라톤처럼.
수많은 이유로 내가 시작한 일조차 멈추고 싶어진다. 그리고 멈춰버린 후에 당장의 편함이 지나면 후회가 밀려오곤 한다.
하프 마라톤에서 첫1분은 마지막에 결국 1등을 했던 분 옆에서 그의 페이스에 맞춰 뛰었다.
그대로 뛰다간 2시간을 절대 못뛸것 같아 페이스를 늦췄다. 시작부터 좋지않다.
신발은 마라톤 당일까지 아껴뒀던 새 카본 런닝화를 신었는데 지금까지의 런닝화와 비교도 안되게 불편해서 오히려 온 다리에 힘이 들어갔다.
그 밖에도, 하나 둘 나를 앞서 달려갈 때, 뒤늦게 10km 코스를 시작하는 분들이 쏟아져나와 길이 막혔을 때 등등, 멈출 이유는 수도없이 많았다.
하지만 과거의 우울, 무기력, 포기를 더 이상 반복하기 싫다는 1가지 이유가 더 컸기에 결국 나는 그렇게 계속 달렸던 거겠지.
인생에서 나는 몇번의 가벼운 시작과 가벼운 포기를 했나? 왜 포기했지?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혹은 '그냥 흥미를 잃어서'가 대부분일 것이다.
과연 시작부터 내 생각대로 들어맞고 술술 풀리는, 달리기로 치면 모두가 거북이고 나만 치타가 된듯 치고나가는 그런 달리기가 세상에 있을까?
재능에 대한 환상일 뿐이다. 그런 달리기는 없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만약 정말 달리기와 인생이 닮아있다면, 그래서 하프 마라톤을 결국 멈추거나 걷지않고 최선을 다해 끝냈기에 느꼈던 짜릿한 쾌감을 인생에서도 느낄 수 있다면?
나는 이제 무심하게, 당연하게, 오늘 달리지 못한다면 내일 달릴 것이란 사실을 알기에 편안하게 달리기에 임한다.
인생도 그렇게 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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