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시험 리뷰>2025년 합격을 확신했던 건축도장기능사의 실격, 재도전을 위한 기록

Blueguy Marcus 2025. 6. 9. 20:10

시작하기에 앞서 매우 즐거운 소식을 전한다!
내게있어 너무나 감사한 교육기관인 중부기술교육원에서 하반기 훈련생을 모집공고를 시작했다.

지난달에 퇴사한 입장에서, 금전적인 부담이 곧바로 눈에 보이게 다가오기에 전액무료 교육기관인 이곳의 장점은 매우 크다.
이곳에서 훈련생에게 필요로 하는 것은 단 하나,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다.

아래 모집공고를 참고하여 일단 지원해보길 진심으로 추천한다. 

 

2025년 나의 첫 기능사 실기시험인 건축도장기능사 시험에서 실격의 쓰라림을 겪고, 재도전을 위해 기록하고자 한다.

내겐 꽤나 충격이었던 실격이다.

왜냐하면 마지막 연습에서 3시간 반만에 초스피드로 합격선에 패널을 완성했었기 때문에 나름대로는 합격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아침까지만해도 김칫물 신나게 마시며 시험장에 들어갔지만 시험에 임할땐 진지하게 임했건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않으면 이 또한 도움이 되는 경험이다!

내 실수를 스스로 한번 더 쓰면서 반성하고, 다른 응시자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건축도장기능사 리뷰

 

시험을 치기위해 처음으로 서울시 북부기술교육원이라는 곳을 방문했다.

정말 다양한 기능사시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큐넷에서 간단하게 기능사시험 목록을 알 수 있지만 역시 직접 와서 보는게 더 와닿는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가구제작기능사.. 나무로 가구를 제작하는 기능사겠지?

뿐만아니라 자동차정비기능사시험부터 기억은 안나지만 처음보는 기능사시험까지 참 많았다.

그리고 이렇게 다양한 기능사시험들을 각자 열심히 준비해서 치러 온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북부기술교육원에는 배움과 도전의 시장에서볼 수 있을 것 같은 특유의 활기를 띄는 듯했다.

 

 

건축도장기능사시험장을 찾기위해 2층에 올라가서 돌다가, 목걸이를 건 안내자분께 길을 물어 1층 건물뒷편에 있다는 사실을 듣고 겨우 찾았다.

 

여기서부터 핸드폰을 제출해야했기에 글로만 기록한다.

 

위에 말했듯 나는 시간에는 걱정이 없었다.

어느정도 감도 잡힌 상태라 어젯밤과 오늘아침 준비물 체크와 이미지 트레이닝 정도를 하고 왔고, 겸허하게 안내에 따랐다.

 

시험문제가 주어졌다.

치수1형 / 문자 : 서울 / 도형 : 3형 ! 

색깔은 합판 / 글자 / 각목 ! (밝은 레몬색 / 밝은 파랑색 / 무게있는 연두색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그리고 곧바로 오전9시부터 오후3시까지 예정된 시험이 시작되었고, 하던대로 빠르고 정확하게 준비해나갔다.

 

전체연마>전체하도>하도연마>중도(락카 서페이서/수성)까지 무난하게 착착 진행되었고 내가 제일 빨랐다.

문제가 발생한건 '1차 상도'다.

 

연습하면서 속도에 가장 포커스를 맞췄던 나는, 어차피 2차 상도에 덮여질 1차 상도를 엄청 대충칠하고 있었다.

그게 문제가 될 줄은 전혀 몰랐던 것...

각목에 접하는 부분을 칠할땐 조금이라도 더 주의가 들어가니, 2차 상도에서 칠할 작정으로 1차 상도에서는 아예 비워두었던 게 실격사유였다.

정확한 사유를 말하자면, '상도 과정에서 5mm 이상 차이가 나서는 안된다'는 규정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나는 최종 결과물이 결국 중요한 시험이라고 생각하여 2차 상도로 덮을거니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만의 안일한 생각이었던 것이다.

 

...

 

허무하게도 나는 그렇게 11시도 안된듯한 시점에 실격 동의서류에 서명을 하고있었다.

실격을 하고나니 나머지 패널을 그릴 의지가 바닥이었지만, 결국에 길게봤을때 따놓기는 할 자격증이라는 생각으로 끝까지 완성은 할테니 다른 부분들이라도 한번 검수해달라고 요청드렸다.

 

남은 단계를 연습한다는 생각으로, 조금은 도닦는다는 생각도 하며 그려나갔다.

 

상도연마>2차 상도>그라데이션... 하 아깝다. 아깝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나는 시간을 줄여 합격하려는 요령이 아니었는데.. 고작 3~4분이면 다 메울 수 있는 그 부분때문에 또 시험을 쳐야한다고?

... 그래도 내 실수다. 내 실수를 인정하고 집어삼켜야 넘어갈 수 있다.

 

다시 도를 닦으며 문자>도형까지 완료.

 

시계를 보니 12시20분대.

실격의 충격에 어영부영했던게 이정도라면, 좀만 더 3시간안에도 끊겠는데?!

잠깐, 나 지금 마라톤하는거 아니잖아. 그래 어찌보면 이 실격의 원인도, 기록을 단축하려는 내 욕심때문에 비롯됐다.

6시간을 주는 시험에 내 보통페이스대로 3시간반만에만 끝내도 아주 빠른거다.

빨리 끝내려는 욕심을 안냈으면 1차 상도를 그렇게 칠할 일도 없었을 것이고, 기분좋게 합격해서 시험용 붓도 페인트로 더러워진 반스 운동화도 기분좋게 버렸을 것이다.

 

휴.. 완료한 뒤 감독관님께 검수를 요청했다. 다른 부분은 양호해서 합격선이라고 하셨다.

아까처럼 아쉽진 않다. 도닦듯 패널을 완성하며 마음도 가라앉은듯하다.

 

다시한번 시험을 쳐야하니, 붓을 씻었다.

유성붓은 신나로, 수성붓은 물로. 

내가 사용한 테이블을 걸레로 닦았다.

 

12시반경 시험장밖으로 나오니 해가 쨍쨍했다.

주차해뒀던 노원구견인차량보관소 공영주차장으로 걸어갔다. 

 

 

휴~ 페인트가 묻은 손을 보고 사색 한 조각.

내가 더 이상 아까처럼 아쉽지않은 이유는 아마, 나는 이미 건축도장기능사를 딸 실력이 충분히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페인트칠을 할 일이 언제 있을진 모른다. 하지만 페인트칠된 벽을 볼 때 나는 조금 더 편안하고 든든하다.

페인트칠이 더 이상 미지의 무언가가 아니라는 깨달음에 기분이 좋다.

 

 

집으로 돌아와 도장기능사 준비물들을 씻기위해 화장실에 풀어헤쳤다.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붓과 도구들을 씻으면서 생각했다. 

나는 도장을 '빠르게' 한 게 아니라 '급하게' 한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살 곳이나 나의 가게를 페인트칠한다면 그렇게 했을까?

1차 상도를 제대로 칠하지않고 2차 상도만 바른 곳은 빼곡한 1차 상도위에 정성스럽게 발린 2차 상도와 같지않을 것이다.

 

내가 외워오던 '대충완벽하게'라는 생각의 대충은 적어도 80% 수준은 맞추는 것.

급하게한 티가 바로 날 정도라는 것은, 60% 이하다.

'제대로'가 먼저인 상태에서 '빠르게'가 의미가 있다. 기억하자! 기억하고 다음 기능사엔 꼭 붙자구😅 

 

다른 응시자분들도, 나처럼 속도에 집착해서 뻔한 실수를 하지않길 바란다.

자리정리를 끝내고 나올때, 딱 절반정도하신 분들이 열심히 각목에 상도를 바르고계셨다.

페인트칠을 빨리 하는것보다, 저렇게 정성들여서 하는게 더 중요하다. 내가 의뢰하는 사람이라면 느리더라도 저렇게 정성들여 발라주는 사람에게 맡기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 나는 실격하고 값진 태도를 배웠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

 

 

 

 

- 서울특별시 기술교육원 중부캠퍼스 학생기자단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