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춘런 10km에 참가하다!
2025년의 2번째 마라톤, 청춘런 10km에 참여한 리뷰를 기록한다!
내 depression controller이자 은인 달리기! 그리고 그런 달리기의 기록을 측정하는 ‘달리기 축제’인 마라톤!
마라톤을 참가하며 느낀 점은, 스포츠로써 진지하게 볼 수도 있으면서 또 한편으로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축제같다는 점이다.
마라톤의 분위기는 항상 흥겹다. 페이스페인팅 부스, 후원사의 사은품 부스, 건강식품 부스같은 부스들이 즐비해있다.
그냥 달리기와 또 다른 점은, 일정구간마다 음용수가 비치된 테이블이 있다는 것과 응원해주는 서포터들, 사진을 찍어주는 포토그래퍼들, 일정거리마다 알려주는 패널이 배치되어 있다는 것 정도!
청춘런을 깔끔하다고 한 이유는 이런 기본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5km/10km 두 코스 주자들간에 출발시간 차이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병목현상도 거의 없었기에 더욱 더 깔끔했다!

왜 달릴까?
단순하면서 딥한 질문, 왜 달릴까?
사진이 찍힌 타이밍은 10km 중 9km 이상을 달린 가장 괴로웠던 구간이다.
쥐어짜내면서도 간신히 평균 페이스 정도만 내고있는 답답하면서도 당장 쓰러지고싶은 그런 상태.
마라톤때마다 뛰는 도중 떠오르는 이 질문을 안고 마지막 결승선까지 또 달리게 된다.
이렇게 힘든 달리기를 계속하는 이유에 대해서 몇가지 해왔던 생각을 써보자면..
1.달릴 때만큼 내 인생은 현재에 가장 충실하다.
: 당장 숨이 차오르고 다리 근육이 퍼져가는 달리는 순간에는 -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할 수도, 과거에 대한 후회를 할 수도 없다. 그래서 그 순간만큼 정신적으로는 괴롭지않다. 그리고 결승선까지 달리기를 끝낸 후, 나는 누구보다 나 스스로에게 있어 떳떳하게 현재를 잡았다(Seize the Day!)는 엄청난 자존감을 느끼게 된다.
2.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 달릴 때, 특히 혼자 달릴때보다 마라톤을 할때는 정말 멈추고싶단 생각을 많이 하게된다. 페이스도 평소보다 훨씬 빠르니 다리만 아픈게 아니라 숨도 어지간하게도 가빠온다. 그럼에도 결승선을 지나는 그 순간까지도 내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페이스를 내려고 노력한다.
삶이 가로막혀 답답해죽을 것만 같을 때, 달리면서 나는 왜 이렇게 마음대로 되는게 없냐며 마음속으로 억울함을 소리친다. 그럴땐 악기(惡氣)로 달린다. 아무것도 마음대로 안되는 삶에서 달리기만큼은 내 마음먹는대로 어느정도는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나와 싸우며 결승선까지 최선을 다한 내 기록은 어떤 변명도 필요없이 투명하다. 이런 태도로 달리기 이외의 삶도 살아갈 수 있다면.
달리기를 매체로 한 일본 애니메이션 '바람이 강하게 불고있다(風が強く吹いている)'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달리기를 하면 스스로가 새하얗게 되는 것 같다'고. 난 이 말을 이렇게 받아들였다.
누구보다 스스로는 잘 안다. 스스로가 어떤 반성할 거리를 쌓아가고 있는지, 그렇게 스스로가 안쪽부터 얼마나 새까맣게 변하고있는지. (이 말을 한 니코짱 선배는 담배를 엄청 폈기때문에 '니코짱'이란 별명으로 불리며, 달리기를 하면서 새까맣게 변했던 폐가 하얗게 돌아온다는 표현이기도 한 듯하다.)
나도 하루를 돌아보면 정말 양심에 찔리는 하루를 보내는 날이 있다. 목표는 높으면서, 그만큼의 노력은 너무나 부족했던 그런날.
내가 되고싶은 사람은 이쪽인데, 실제로 내가 한 행동은 반대쪽을 향했던 그런날.
그걸로도 부족해 스스로를 좀먹으려고 할 때면, 두려운 마음을 안고 러닝화를 신고 무작정 달리기를 한다.
그렇게 달리고나면, 두려운 마음은 사라지고 평정심을 찾게 되곤하니 내겐 공감이 가는 대사였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달리기는?

이번 청춘런에서 나의 기록이다.
게으름없이 내가 할 수 있는 100%의 준비를 다 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 중에선 가장 준비를 많이했던 10km 마라톤이다.
첫번째 10km는 2018년 아디다스 마이런이었고 51분대의 기록이었다. 그때에 비해 노력한만큼, 딱 그만큼의 결과를 보여줬다고 본다. :)
내게 있어 달리기는,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 같다.
정신적으로도 많이 의지할 것 같고 기록도 더 욕심낼 것 같다.
정신적으로는, 내가 전세계 어디에 가든 러닝화만 챙긴다면 나는 평점심을 찾을 수 있다. 이 달리기라는 단순한 친구 덕분에.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고, 나는 퇴사한 백수에다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천성을 갖고있지만, 그에반해 옛날만큼 무대포로 용기있는 것은 또 아니다. 나도 내가 불안할 때가 종종 있다.
그럴 때 누군가는 책에 기대고 사람에 기대고 술에 기댄다. 나는 달리기에 기댈 것 같다.
기록적으로는, 현재 10km 44분23초, 하프(Half)는 1시간41분의 기록을 냈다.
앞으로의 목표로 10km는 41분대, 하프는 1시간30분 초중반대(30~35분)를 노리고 있다.
마무리하며..

함께 달리기를 얘기할 수 있다면 단 몇 초만에도 친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함께 달리자는 말이 술한잔하자는 말보다도 반갑다.😁
터널에 갇혀 숨을 쉬지못하거나 나의 모든게 무너져내린다고 느꼈던 그때의 나같은 누군가가 있다면 나는 어설픈 말보다도 이 글을 보내주고싶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굳게 믿는 누군가조차 달리고싶게 만드는 그런 글을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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