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Challenge!
말만 들어도 기분이 산뜻해지는 마법의 단어가 아닐까?
오늘 아침을 만들어 먹다가 문득, 도전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나에게 있어 도전이란 어떤 것이었는지.
'도전'의 한자는 挑(돋울 도), 戰(전투 전)이다.
"정면으로 맞서 싸움을 걸다" 또는 "어려운 일에 맞서서 해내려고 노력하다"라는 의미가 있으며, 挑(돋울 도)는 "승리의 전조(兆)를 느끼고 싸움을 걸다(扌)"는 어원이 있다.
내가 모든 도전의 순간 '승리의 전조'를 느꼈던걸까?
내 과거를 돌아봤을 때, 마치 드라마처럼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눈물이 쏟아질 정도의 달성을 한 적은 없다.
하지만 순간순간의 도전들을 즐겼던 기억은 분명 있다.
내게 있어 도전이라고 할만한 것들
어릴 때의 기억은 5~6살 정도부터 어렴풋이 나는 것 같다.
내가 기억할 수 있는 약 27년간 도대체 어떤 도전들을 해왔던건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사소한 도전들까지 모두 끄집어내어 기록해본다.
- 좌절된 유학의 결심1
- 자퇴
- 영어특기자전형 준비
- 플랭킹(Planking) : 어디서든 통나무 줄기(Plank)처럼 누워버리는 놀이. 당시 원어민 선생님 Ryan과 함께 우린 통나무가 되었다.
- 전국노래자랑 오디션
- 해병대 통역병 자원 : 10년이상 영어권에 살다온 대원들이나 자원하던 통역병에 무슨 용기로 지원했을까😁 테스트 결과는 합격이었다.👍🏻
- 자라(Zara)를 사기위한 노숙 : 일본 도쿄 여행 중 자라 매장에서 다시는 보지못할 십이지신 정장셋업을 사버렸다. 겨울이었기에 밖에선 못자고, 그 옷을 입고 돈키호테 화장실과 비상계단실에서 노숙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 덴마크에서의 데이토(Dayto) : 덴마크 여행 중, 덴마크 친구에게 들었던 10잔을 마시면 천장에 이름이 새겨진 맥주잔을 걸어주는 문화, 데이토(Dayto)를 도전했다. 주황색의 찐한 덴마크 맥주를 7잔까지 먹다가 화장실에서 자버렸다. 1잔씩 마실때마다 모니터에 이름과 함께 나오던 팡파레가 기억난다.
- 좌절된 영어강사 : 하고싶으면 해보면 되는 것. 그것을 낭비라고 여기는 문화에 합격까지 해놓고선 꺾여버린 나, 많이 아쉬웠다. 강사가 된 나는 어땠을까?
- 좌절된 미술학원 : 보편적이지 않은 길에 있어, 하고싶으면 해보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없다. 내겐 예술에 재능이 있었을까?
- 아디다스 10km 마라톤(Adidas Marathon) : 인생 첫 마라톤. 10km 51분대에 골인! 평범하기 그지없는 기록이지만 달리기를 사랑하는 축제가 그 자체로써 좋았다.
- 일본 워킹홀리데이
- 4잡 : 끝내 유학을 가지못해 무기력한 내 인생을 갈아엎고 싶었던 것일까? 버거킹 야간 크루, 학점인정 주간 인턴, 공휴일에 맞춰 임상시험, 알바보다 더 힘들었던 졸업논문 이 모두를 병행했다. 그렇게 딱 1년간 순수하게 모았던 돈은 4천만원 남짓. 내겐 특별한 돈이다.
- 헬스케어(Healthcare) 취업
- 미니멀라이프(Minimal life) : 미니멀유목민 박작가님의 영향으로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매력을 느끼며, 호시탐탐 물건을 버리고 판다.
- 첫 바디프로필
- 유학의 결심2
- 하프마라톤 : 첫 하프마라톤 '빵빵런'을 나갔고, 1:41:XX라는 내게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 인테리어(진행중)
- 건축도장기능사(진행중)
- 일본어(진행중) : 올해 7월6일에 있을 JLPT N2 시험을 반드시 합격하고싶다. '하면 된다'는 기분을 다시한번 느끼고싶다.
- 요가(예정) : 올해 6월25일부터 3개월간 요가클래스를 들을 예정이다. 발가락에 손가락 닿기를 목표로..
- 2번째 바디프로필(예정)
도전들의 공통점을 찾으려는 고민도 해봤지만 쉽지않았다.
어찌보면 내가 즐겼던 것들은, 도전이라는 것, 도전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미쳤다.
어찌보면 지금까지의 도전들은 대부분 얕은 곳에서 그쳤다. 끝까지 도전했다면 어땠을까? 더 진했을까? 덜 후회했을까?
요즘은 '얕다=잘못됐다'는 공식이 항상 적용되지는 않는 시대처럼 느껴진다.
얕은 도전들도 잘 모은다면 도전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않을까?
'더 진심으로 임했다면, 결국 좌절된 도전들을 끝까지 밀어붙였었더라면, 내가 좀 더 잘했더라면'과 같은 생각으로 이어질수록 나는 더 무거워졌다.
무거워서 도전 자체를 할 수 없게 되었었다.
그렇게 도전을 멈추고 톱니바퀴의 일부가 되고나니, 나는 편하게 죽어갔다.
"과연 도전(Challenge) 그 자체가 취미이자 업이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뭐든 가볍게 맛만 보겠다'는 핑계나 위로로 이어져선 안된다.
다만 누군가 도전을 생각할 때, '도전이란 건 언제나 제대로, 무겁게 시작해야해'라며 압박감에 잔뜩 움츠리기보다, 가장 뜨거웠던 시절 바로 그때처럼 설령 날 것의 결과가 나온다고해도 개의치않고 계속 해보던 무던함, 순수함을 되찾고 영원히 그렇게 살 수 있길 바라는 질문이다.
만약에 내가 산뜻하게 도전하는 이들과 함께했다면, 그래서 내가 그 길로 한 발자국만 내딛었다면 나는 지금 어땠을까?
더 이상 그까짓 문화,사회의 분위기같은 것에 지지않는다. 지금 이 순간부터 도전은 언제나 환영이다! 드루와라!
오늘은 여기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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